1. 아로마테라피 에센셜 오일 추출법: 물 증류법 (water distillation)
물 증류법은 식물의 꽃, 잎, 줄기 등을 온전히 물에 담근 상태에서 낮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 계속 끓이면서 아로마테라피를 위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증류할 때의 온도가 수증기 증류법보다 낮기 때문에, 가급적 저온 상태를 유지하면서 양질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할 수 있다. 특히 열에 민감한 네롤리, 로즈 오일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수증기 증류법보다 오랜 시간이 들기 때문에, 에스테르처럼 단시간 내에 추출해야 하는 화학 성분은 물 증류법에서는 분해되기 쉽다. 그렇기에 라벤더 오일처럼 에스테르를 다량으로 함유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데에는 물 증류법이 적합하지 않다.
2. 아로마테라피 에센셜 오일 추출법: 압착법 (expression process)
압착법은 식물의 꽃, 잎, 줄기, 열매 껍질 등에 열을 가하지 않고 압력만 가하여 아로마테라피 용도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식물 원료 중에서 열에 민감하여 증류법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특성을 지닌 원료에 적용할 수 있는 저온 추출법이다. 원료를 가열하지 않고 압착하기만 하므로, 열이나 물에 의해 변형될 수 있는 성분을 있는 그대로 추출할 수 있고, 원료의 자연 상태 그대로의 향기도 바로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 압착법의 장점이다. 전 과정이 열을 가하지 않은 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압착법이라는 명칭 대신 냉압착법(cold express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레몬, 스윗오렌지, 버가못을 비롯한 감귤류(citrus fruits)는 압착법을 활용하여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원료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감귤류의 에센셜 오일은 프레베도(frevedo, 과일 껍질의 황색 부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압착법과 같은 방법을 활용하여 과일 껍질의 무기염류를 빼고 추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압착법을 활용하여 감귤류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할 때에는 농약 성분과 같은 불순물이 과일 껍질에서 깨끗하게 제거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기농 재배된 감귤류에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최근에는 기계가 발달하게 되면서, 감귤류의 껍질에 스크래치를 가하면서 돌려주는 기계가 활용된다. 이 기계에 감귤류 껍질을 넣고 가동하면 위의 회전 과정을 거치면서 껍질에 함유된 오일 주머니가 터져 에센셜 오일이 추출된다. 이때 오일이 날아가지 않도록 물을 분사하여 오일을 모은 후, 원심분리기를 활용하여 물과 에센셜 오일을 분리한다. 다만 압착법으로 추출된 에센셜 오일의 경우 열에 민감하고 휘발성이 강하여,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2-1. 이큐엘레 아 피큐에법 (ecuelle a piquer)
이탈리아에서 많이 사용된 추출법으로, 에큐엘이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에센셜 오일을 추출한다. 에큐엘은 직경 20cm가량의 나팔 모양 금속 기구로, 약 1cm의 뾰족한 돌출물이 뒤덮고 있으며 기구의 중앙에는 구멍이 나 있다. 한 손으로 에큐엘의 손잡이를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과일 껍질을 돌출 부위에 눌러서 회전시키면, 과일 껍질에서 나온 즙이 중앙의 구멍을 통해서 모인다. 이 즙을 분액하여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게 된다.
2-2. 스펀지법 (sponge)
이탈리아 남부 지방에서 사용된 추출법으로, 주로 소규모 수공업으로 진행되었다. 손으로 압착하여 과일 껍질의 즙을 짜낸 후에 이 즙을 스펀지에 흡수시킨다. 이후 스펀지를 짜서 나온 과일즙을 분액하여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게 된다.
3. 아로마테라피 에센셜 오일 추출법: 용매 추출법 (solvent extraction)
용매 추출법은 핵산, 에테르, 알코올 등의 용매에 식물의 꽃, 잎, 줄기, 수지 등의 원료를 녹여서 아로마테라피 용도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증류법으로 오일을 추출하면 너무 적은 양의 오일이 추출되는 로즈, 자스민과 같은 꽃이나, 프랑킨센스, 미르, 벤조인 같은 수지 성분으로 구성된 원료에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데 유용하다. 등급이 떨어지는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식물에도 자주 적용되는 추출법이다. 용매 추출법으로 추출된 물질은 앱솔루트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특히 향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화장품, 향수 제조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용매 추출법을 통해 아로마테라피 용도의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원료가 되는 식물의 꽃, 잎, 줄기, 수지 등을 헥산과 같은 유기 용매에 넣은 후 용매를 증발시키면 반고형 물질이 남는다. 콘크리트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식물의 천연 왁스, 수지, 에센셜 오일의 혼합물로, 콘크리트를 다시 알코올에 섞어서 향기를 내는 성분만 추출한다. 그리고 추출된 방향 성분에서 마지막으로 알코올을 제거하고 정제한 결과물이 앱솔루트이다. 식물의 수지가 원료인 경우에는 앱솔루트 대신 레지노이드라고도 일컫는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추출된 앱솔루트는 용매제와 함께 증발하지 못한 무거운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 벤젠을 유기 용매로 자주 활용했던 시기에는 앱솔루트도 발암물질로 간주하여 아로마테라피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벤젠 대신 헥산을 유기 용매로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증류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에 보다 발달한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앱솔루트의 독성이 많이 줄어든 추세이다.
수증기 증류법보다 더 풍부한 향기를 지닌 에센셜 오일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 용매 추출법의 장점이다. 그러나 아로마테라피를 위한 에센셜 오일 이외에도 왁스, 식물의 색소 등 식물에 함유된 비휘발성 구성 성분까지 모두 추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최종 추출된 에센셜 오일에 유기 용매의 독성이 약간 남아 있을 수 있어, 피부에 사용하기 전에는 패치 테스트를 반드시 거치는 것이 좋다. 로즈 오일의 경우,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과 용매 추출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 두 가지가 모두 유통된다. 다마스크 로즈의 꽃에서 수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로즈 오또, 다마스크 로즈나 센트폴리아 종의 캐비지 로즈 등의 꽃에서 용매 추출법으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로즈 앱솔루트라고 부르면서 구별한다. 일반적으로 센트폴리아 종을 원료로 한 로즈 앱솔루트가 가장 많이 유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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